안녕하십니까 돈딴지 입니다.
이번에는 2019년 11월 25일 발표된 따근따근한 통계청 발표자료가 있어서 이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발표된 통계 자료의 제목은 2019년 사회조사 결과 -복지, 사회참여,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입니다.
도대체 이 사회조사가 뭔가요?
본격적으로 얘기를 하기에 앞서서, 우선 이 사회조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략히 이해를 해봅시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니, 보도자료의 설명을 요약하겠습니다.
- 사회조사는 사회지표체계 10개 부문 중 매년 5개 부문에 대해 2년 주기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음
10개 부문을 한꺼번에 조사하기 힘드니 5개씩 돌아가면서 2년 단위로 조사를 하는가 봅니다
2019년, 2021년... : 복지, 사회참여,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
2020년, 2022년... : 부문: 보건, 교육, 안전, 가족, 환경
즉, 이번 사회조사를 통해서, 2019년 5개 부문에 대한 조사 질문에 따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전국 약 1만 9천 표본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만 7천 명을 대상으로 2019. 5.15.~5.30.(16일) 동안 조사된 내용을 집계한 것임
표본이 굉장히 큽니다. 매주 집계되는 시중의 여론조사(대통령 지지율, 정당 지지율 등)의 경우는 표본 집단이 1000명 혹은 1500명 정도입니다. 그에 비해서 20배 이상 규모로 전국단위로 집중적으로 수행한 조사입니다.
즉, 현실적인 반영이 굉장히 잘 되고,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계적인 기법은 잘 모르니 패스...; 통계청에서 잘해주셨겠죠?!
- 각 통계표에서 지표의 성격에 따라 조사대상 연령, 조사대상 기간(시점) 등에 차이가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람 - 네!
여기까지가 보도자료의 설명인데, 부연으로 설명하여서,
- 질문이 주로 국민들의 "인식"에 관한 것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하기의 생활여건의 변화 "좋아짐"이라는 것은, 금전적인 수입을 확인하거나 한 것이 아닌, "1년 전에 비해서 생활여건을 어떻게 느끼십니까?" 이런 식으로 물어본 것입니다.
이처럼, 해당 사회 조사 결과를 보시는데 그 결과가 "인식"인지, "사실"인지 구분하시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먼저 강조드립니다.
- 전체 조사 항목이 무려 36개 이기 때문에, 이중에 눈에 띄는 부분과 변화가 크게 나타난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전체를 직접 보시고 싶으신 분께서는 통계청 홈페이지의 보도자료에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2019년 사회조사 결과를 살펴봅시다.
각 번호는 보도자료에서의 조사 항목 번호입니다.
복지 - 1. 생활여건의 변화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생활여건의 변화가 좋아졌는가에 대한 국민들의 답변입니다. 전반적인 생활여건과 보건의료 서비스, 사회보장 제도가 매우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참여 - 14.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우리 사회를 얼마나 믿는지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입니다. 하기에 전국, 남/여, 연령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해당 표는 보도자료에 그래프가 없어서 제가 Data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체적으로 거의 50대 50을 이루는데, 20대, 30대에서 약간 불신이 높은 것으로 보이네요. 자라나는 청소년 분들은 아직 긍정적인 것 같아 다행입니다. 아직 고생을 안 해본 듯한...?!
아쉬운 것은 해당 조사 항목이 2019년 신설된 것이라, 이전 Data와 비교를 못하는 게 아쉽네요.
사회참여 - 16. 기부, 17. 자원봉사활동
기부와 자원봉사활동 모두에 대한 의향 및 실제 경험 둘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회 분위기가 점점 이렇게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회참여 - 19. 계층이동 (19세 이상)
오늘의 핵심 사항입니다. 이제 예전처럼 집에 돈이 없어도, 공부든 뭐든 하나라도 잘해서 성공한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고 국민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통계조사 결과는 아주 드라마틱한 수치 변화를 보여 줍니다.
문화와 여가 - 22. 여행
다음 국내 및 해외여행 관련 조사 결과입니다. 국내 여행도 적은 수치이지만 증가한 것이 나타납니다만, 이에 비해서 해외여행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와 여가 - 25. 신문 및 독서
신문 관련 사항입니다. 신문을 보는 인구 자체는 약간 줄어들었다고 나타나며,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신문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을 확인이 가능합니다. 종이신문 수치 하락이 엄청나네요.
소득과 소비 - 26. 소득 만족도
소득 만족도입니다. 일단 표를 보고 조금 놀랬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하였던, 19번, 계층 간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높다"라고 답한 비율이 22.7% 밖에 안되면서, 소득 만족도가 약간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건 뭐지?
통계청에서 제시한 연령대 분류 표에서도, "만족"과 "보통"의 합이 "불만족"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그래프만 본다면, 다들 이 정도 소득에 만족한다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럴 리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 통계표 Data까지 파보았습니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통계표 상에, 소득 수준에 따른 답변 비율도 나타납니다. 이것을 보도자료에서는 언급을 안 했더군요.
결과를 보시면 다음과 같습니다. 뭐 예측을 하셨겠지만, 소득이 적을수록 소득에 대해서 만족할 수 없는 비율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보통"이라는 응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을 조금 해보았는데, 보통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반반으로 한번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소득 600만 원 이상이 되는 고소득자를 제외한 모든 소득 구간에서, 중간점에 50% 이하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야 제가 느끼는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매우 불만족에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
소득과 소비 - 27. 소비생활 만족도(19세 이상)
소비생활 만족도에 대한 조사 결과입니다. 보도자료에서 나온 표에서 보듯이, 불만족 수치가 내려가면서 약간 개선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소득 수준 구간별로 본다면, 갈길이 아직 많이 먼 것 같습니다.
소득과 소비 - 28. 가구 소득과 부채의 변화(19세 이상 가구주)
1년 전과 비교하여서 가구 소득과 부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묻는 부분입니다. 앞서 본 경향이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고소득자일수록 가구 소득이 증가하였다, 부채가 감소하였다는 응답비율이 높아집니다.
소득과 소비 - 29. 내년 가구의 재정상태(19세 이상 가구주)
내년의 가구 재정 상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인식을 물어본 결과입니다. 볼 것도 없이 소득 대비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노동 - 32. 청년이 선호하는 직장 (13~29세)
다음은 노동 관련 사항 중,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관한 부분입니다. 대기업, 국가기관, 공기업 3개가 상위권에서 머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고소득의 직장이 선호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 - 35. 일과 가정생활의 우선도(19세 이상)
일과 가정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입니다. 2017년부터 일이 우선이라는 답변이 확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일이 우선이라는 답변이 많지만, 일과 가정을 동등한 수준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점점 커져서 역전하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질문에 대한 세대별 결과에서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19~29세에서 오히려 일이 우선이라는 답변이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게 가족, 특히 결혼과 자녀가 있냐 없냐의 차이가 큰 것이라 유추해 봅니다.
지금까지 2019년 사회조사 결과 중에서, 눈에 띄는 결과에 대해서 한번 훑어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실제 조사 수치로 인해서 명확하게 재 확인할 수도 있었으며, 의외로 잘 몰랐던 우리나라의 현재 전반적인 인식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저는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여실히 들어 났음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계층 이동 사다리는 사라졌다.
- 계층 간 이동은 과거에 비해 매우 힘들다는 것은 다들 잘 알 고 있습니다.
- 소득 수준에 따른, 소득과 소비 만족도는 물론이고, 과거 그리고 미래의 소득 변화의 격차는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 소득이 높을수록 더욱 행복하며, 더욱 소득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부채가 줄어들 가능성도 높습니다.
- 주변에서 보이는 것이 이러니, 청년들 또한 고소득, 안정적인 직장을 최우선의 가치로 삶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사회조사 결과를 검토하는 와중에 우연히 보게 된, 한겨레 신문의 사설을 함께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휴거’-휴먼시아, 즉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은 임대주택에서 사는 거지
‘빌거’-빌라에서 사는 거지
‘임거’-임대아파트에서 사는 거지
‘월거지’-월셋집에서 사는 거지
‘전거지’-전셋집에서 사는 거지
‘엘사’-LH, 즉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은 주택에서 사는 사람
‘이백충’-한달에 200만원 이하의 소득으로 사는 벌레 같은 사람
이러한 단어들이 초, 중학생 아이들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저 단어의 깊은곳에 숨어있는 그 끔찍한 의미를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래에 자신이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조차 모른 채 혹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은 다르다는 오만함만을 부모에게서 배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는 과거와 다르게, 가난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 계층 간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아이들조차도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신들이 비하하며 사용했던 단어들의 무서움과 현실을 알고서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고소득, 안정적인 직장만을 찾는 청년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백충이 안되기 위해서 말이죠.
감사합니다.
'세상에 화두를 던지다 > 통계 직접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자본주의 순위는? with 통계청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4) | 2019.12.21 |
---|---|
2019년 9월 인구동향조사, 합계출산율 0.88의 공포 (4) | 2019.12.01 |